오주한카


알기 쉬운 영성 - 여섯 번째 이야기 by 임종대 목사(예수의 사람들 교회, 영성훈련가)

 

    6. 영성은 하나님과의 관계성 (2)

 

“ 깊은 영성을 통해 예수님처럼의 삶의 방향과 방식이 결정됩니다. ”

 

   얼마 전에 제가 살고 있는 오하이오 콜럼버스 지역에 먹구름이 끼더니 매우 심한 강풍과 함께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습니다. 한치 앞도 내다 볼 수 없을 만큼 강한 비바람은 거의 1시간 정도 계속 되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강풍에 전원이 끊겨 암흑천지가 되었습니다. 다행히 저의 집은 몇 시간 만에 전원이 공급되었지만, 많은 가정들이 하루 이틀, 심지어 일주일 동안 전원이 공급되지 않아 더운 여름에 큰 불편함과 고초를 겪었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전력의 단절은 적고 큰 피해를 가져왔습니다.

 

전원이 공급되지 않아 많은 음식이 버려졌고, 에어컨에 의존하는 대부분의 가정들이 혹독한 폭염에 견디기 어려운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지역에 있는 한인 마트는 냉동고에 있는 음식을 다 버려야 하는 피해를 입었다고 합니다. 관련기관에서 2 시간 이상 전원이 공급되지 않은 음식은 무조건 폐기처분하라는 행정처분이 내려졌기 때문입니다. 하루 만에 전원이 공급되었지만 어마어마한 음식은 쓰레기 통으로 버려져야 했습니다. 오늘을 사는 사람들에게 전기 파워가 완전히 단절된다면, 암흑 속에서 방향을 잃고 우왕좌왕 하며, 기계에 의존하는 삶의 방식이 크게 혼란스럽고 치명적인 위협이 야기 될 수 있음을 깨달았던 사건이었습니다.

 

    '영성이 있다' 혹은 '없다' 하는 말보다 '영성이 깊다', '안깊다'는 말을 사용하곤 합니다. 영성의 본질로서 하나님과의 관계가 깊어진 영성은 하나님과의 사랑, 음성듣기, 그리고 사역을 잘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었습니다. 이런 깊은 영성으로서의 소통을 통해 우리의 삶은 하나님의 파워에 의해 유지되고 잘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우리가 그냥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영적여행을 잘 갈 수 있으며,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방향을 따라 언제든지 걸어갈 수 있게 됩니다. 영성이 깊은 사람은 자신의 감각이나 이성이 주장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과 방향에 전적으로 순종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이루도록 자기 자신을 전적으로 헌신할 것입니다. 결국 영성형성이 잘되어지면 전적으로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 속에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삶과 사역의 방향에 완전히 복종하며, 온전하게 헌신하도록 삶의 방식이 완전히 전환될 것입니다. 이것은 개인뿐만 아니라, 주님의 몸 된 지체의 연합인 교회 공동체도 당연히 동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성경이나 성경 밖에 있는 믿음의 사람들, 즉 영성이 깊었던 사람들은 하나하나 살펴보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방향으로 말씀하셨고, 방향이 결정되면 그 곳에서 주님께서 원하는 일을 성취해 갔습니다. 거기에 하나님께서 주시는 신과 파워로 맘과 마음을 집중하고 그 말씀의 성취를 통해 하나님을 능력을 나타내며, 예수그리스도의 형상을 드러내었습니다. 영성의 대가들은 오직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일에 자신의 삶이 쓰이고자 했던 것입니다. 깊은 영성은 기독교인의 삶에서 매우 중요한 실존적인 문제입니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그리스도인의 삶과 사역에서 왜 중요한지를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반면에 이 땅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보면 매우 다릅니다. 세상을 잘 살도록 배운 삶의 방법은 자기의 주관에 의해 삶의 방향을 결정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자신의 능력과 뜻대로 잘 하는 것이 중요함을 가르칩니다.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표출하여 다른 사람들 보다 더 탁월하게 더 높게 오르려 합니다. 사회적 명성과 지위를 중요하게 여기며 그에 따른 대가로서의 명예와 부를 당연히 여깁니다. 한 마디로 이기적이요, 자기중심적입니다. 자신을 영화롭게 하는 것이 바로 자신의 삶의 이유요, 살아감의 의미요, 배움의 목적이 됩니다. 이것은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절되어 자신을 인생의 주인으로 여기며 소외된 체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 속에서 영적인 파워를 공급받고 살아가시는지요? 자신의 힘으로 한다면, 주님의 이름으로 한다는 모든 일은 헛된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 속에서 삶과 사역의 방향이 온전하시는지요? 세상 사람들처럼의 삶의 방향을 걸어가며, 자신의 이름을 높이며 자신의 영광을 위해 사역하며 돈과 명예와 권력을 얻고자 한다면, 아니 얻었다면 당장 그것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그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며, 헛된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의 삶의식과 태도를 선택하며 사는 것이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사람들의 박수소리가 듣고 싶어서 그렇게 했다면 당장 그만 두어야 합니다. 세상의 잠간 것을 얻기 위해 영원한 것을 놓쳐버린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이겠습니까? 반면에 주님의 말씀과 명령을 순전하게 이뤄가며 이름도 없 도 빛도 없이 주님의 일을 묵묵히 감당하는 분들은 조금만 더 인내하고 힘을 내셨으면 합니다. 주님께서 함께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영성의 과제는 영성형성입니다. 영성형성이 잘 된 기독교인은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속에서 하나님을 사랑하며 하나님과 함께 영적여행을 잘 하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과 같은 방향으로 가며,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일들을 잘 해 갈 것입니다. 그래서 영성형성의 중요한 목표는 하나님께서 말씀하실 때 들을 수 있으며, 들은 말씀을 행하려 한다는 것입니다. 실상 대부분의 목회자들이나 성도들에게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에 감동이 되고, 그 말씀을 실천하려 했던 순간이 있을 것입니다.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영성의 본질은 하나님과의 소통입니다. 이런 소통은 우리가 항상 주도권을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에게 자신을 열어서 소통하고자 하시는 분입니다. 경험적으로 소통은 하나님의 임재의 방식으로 표현되기도 하는데, 하나님께서 임재하셔서 저에게 삶의 방향과과 방식을 분명히 말씀하시고 따랐던 것을 나누고자 합니다.

 

   1998년, 제가 속한 한국 감리교회 목사안수식 때, 하나님과 깊게 소통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하나님을 만나는 경험했고, 하나님을 알 수 있었으며 저의 삶의 방식과 방향을 말씀해주셨 습니다. 안수 예정자들과 함께 나란히 앉아 있었습니다. 갑자기 저는 하나님의 임재안에서 강력한 영적기운에 압도되었고, 제가 죄인이요 연약한 사람이라는 것을 자각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회개하면서 죄인임을 고백했습니다. 그때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으니 너는 내 것이라! 너는 내 양을 먹이라!”하는 음성과 함께 저의 삶의 방향을 분명히 알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성령으로 기름 부으셔서 안수하는 것과 같은 강렬한 경험은 목사안수식이 시작되고 거의 40 분 정도 이어졌는데 저는 그 동안 하나님 앞에서 저가 죄인임을 알았고, 목회자는 사람이 세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기름 부어 세운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죄인인 저를 주님의 양을 사랑하고 돌보는 목회자로 세우는 것에 대한 거룩한 부담감과 함께 맡겨진 양을 위해 살겠다는 삶의 방식이 분명히 정해지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런 경험 후 하나님은 저에게 피해갈 수 없는 테스트를 하셨습니다. 그것은 2004년 3월 8일 어머니의 소천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날 저녁 다른 지역에 살고 계신 친정어머니의 죽음으로 슬퍼하는 교회성도의 조문이 계획되어 있었습니다. 동시에 병중에서 마지막을 준비하는 어머니의 위독함을 통보하며 입원치료중인 서울에 있는 병원으로 빨리 올라오라는 아버지와 다른 가족들의 연락을 계속 받았습니다. 이것은 저에게 가장 큰 시험이라 생각했습니다. 저는 목사안수 때 하나님과 약속을 했기 때문입니다. 생명을 다해 주님의 양을 돌보며 사랑하겠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지금 당장 어머니의 죽음을 경험한 자매의 슬픔을 위로하는 것이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좀 더 머리를 쓴다면, 그 날이 아니어도 그 다음날 갈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과의 약속으로서 저의 삶의 방식을 바꿀 수 없었습니다. 조문을 마치고 오자마자 급하게 서울로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도착하기 전 30분 전에 어머니는 숨을 거두셨습니다. 사랑하는 어머니의 마지막을 아쉽게도 놓쳤던 것입니다. 아무 댓가 없이 38년 동안 저에게 사랑을 주시고 함께 해주셨던 어머니의 마지막을 함께 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 30 분은 저에게 가장 아쉬운 시간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하나님께서 저를 시험하셨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너무 부족하지만 주님께서 주신 삶의 방향으로, 주님께서 원하시는 삶의 방식을 지키며, 조금 더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음을 감사하고 있습니다. 이런 분들이 참으로 많이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신 방향으로 살아가는 것, 주님께서 원하시는 삶의 방식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이 바로 영성이 깊은 사람이요, 하나님과의 관계가 잘 소통하는 사람의 모습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아직 부족하지만 깨달음을 주신대로 말씀대로 살아가려고 정말 이를 꽉 물고 가고 있는 중입니다. 제게 주신 비전의 말씀을 이루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 번도 주님과 따로 가려거나 원치 않은 모습으로 살지 않으려고 끊임없이 기도하고 있습니. 저는 이 세상의 모든 것과 모든 사람들보다 더 주님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