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한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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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뉴첼입니다. 오하이오에 온지 2년이 훌쩍 넘어가 버렸네요. 다음학기에 졸업이고 졸업후 바로 한국을 가는데 가기전에 유학와서 느낀점 몇글자 남기고 떠나보려 합니다.

학교생활:
  개인적으로 참으로 과외활동을 즐기기란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외국인 학생으로서 영어가 쉽지 않아서 학교 교과과정 따라가기 바빴습니다. 처음와서 Econ 200이나 English 108 이런거 들을 때는 쉬워서 괜찮구나 했는데, Accounting 200 이후나 다른 GEC 들을 때는 거의 기절하는 줄 알았습니다. 당연히 친구들 만나기도 시간내기가 힘들어서 여러친구를 사귀지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유심히 살펴보니 시험때 한국인들이 무척이나 많다군요. 시험때만 유일하게 한국인이 이렇게나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나만 왕따인가? 했는데 알고보니 그렇지도 않더군요. 그들이 얼마나 평소 친하게 지내는지는 알 수 없지만 시험때 만큼은 정말 호형호제 하더군요. 서로 답을 보여주어 가며 비교해가며 누구의 답이 제일 적합한지 의논도 하고, 아니면 한명이 앞장서서 답지를 만들면 그 주변 한국인들이 제빨리 공유를 하더군요. 한국에서 대학다닐때도 보던 것을 여기서도 보니 짜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심지어 제가 C&SE 200들을때는 컴퓨터 실습시간에 옆사람이 아예 제꺼를 보고 거의 카피를 하더군요. 저는 이런게 너무 싫어서 그런지 한국인 친구가 거의 없습니다. 그나마 있던 몇명도 졸업해서 다른 곳으로 가니 매우 우울해 지는군요.
  저는 전공이 회계학입니다. 회계학에는 한국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아마 족보가 없어서 인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FIN 620이나 MGT 650은 족보 보고 공부하곤 했습니다. 확실히 족보를 보면 수월하게 시험공부를 할 수 있더군요. 그나마도 공부안하고 서로 의논해가며 수업시간에는 한번도 안 보이던 사람들이 시험기간때만 되면 서로 친해져 다닥다닥 붙어 앉아 시험보는 모습을 보면 제가 한국인인 것이 챙피해지기 까지 합니다. 회계학이나 마케팅이나 파이낸스 모두 힘든 전공인데 유난히 회계학에 한국인이 없는 것은 어쩌면 족보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하나, 상당한 한국인들이 CC에서 수업을 듣고 오하이오로 학점을 transfer하더군요. 많은 GEC나 core 과목이 오하이오로 학점이전이 되고 CC에서 듣는 과목들은 굉장히 쉽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은 그럴꺼면 CC 가지 뭐하러 오하이오 주립대 다니는지 모르겠습니다. 나중에 성적표 떼면 학점에 관련된것 다 나오지 않나요? 나중에 취업할때 transcript 다 떼어가서 인터뷰때나 서류전형 볼때 다 나올 것 같은데, 참으로 고용주들이 좋아라 할 것 같습니다. 오하이오 나온 사람이 몇과목 빼고 다 CC에서 들은 과목이니까요. 저렴한 학비 문제때문이라고 하는데 그럼 GEC 말고 중요한 코어과목을 CC에서 듣는 것도 전부 저렴한 학비 때문인가요? 생각해보니 어차피 수업도 별로 안나가는데 학비때문이라니 이해가 가긴 합니다. 듣지도 않을 수업 학점때문에 돈을 낸다는 것은 좀 웃기기까지 하니깐요. 어쨋든 그 어렵다는 Accounting 200 Business law 510 BUS MHR 701 등등이 CC에서도 들을 수 있다는 좋은 정보가 있으니 바쁘신 분들은 CC에서 땜빵해서 들으시면 시간 절약에 도움이 되실겁니다. 전 전과목 오하이오에서 듣느라 피똥 쌌습니다. 학점도 낮은 편이구요.
  이런식으로 학교를 다니다 보니 영어는 영어대로 힘들고, 한국인 친구도 사귈 수가 없더군요. 학업때문에 정신 없이 바쁜것도 이유이긴 하겠지만 저의 곱지 못한 시선이 유학생활을 매우 힘들게 했나 봅니다.

학교외 생활:
  처음에 오하이오 왔을때 아는 사람이 한명도 없기에 많이 힘들었던 건 사실입니다. 공항에서 학교까지 택시타고 왔고요. 처음에는 Wendys가서 뭘 시켜야 할지도 몰라서 밥 굶었던 적도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Ohio Union에 서울리아가 있어서 밥을 잘 먹곤 했는데, 건물 재건축으로 그마져도 없어지니 참 힘들었습니다. 다른 한국 식당은 멀기도 멀고 비싸기도 비싸면서 맛도 없고 손님을 고려하는 일이 매우 드물었기 때문입니다. 학교외 생활이라 하면 그냥 밥사먹기, 교외할동 참여해 보기, 교회가기, 은행계좌 열기, 수련회 가보기, 친구 만나보기, 집구하기, 전기세 내기, 소셜카드 만들어보기, 차 사보기, 차 등록해보기, 버스타고 여기저기 다녀보기 등등 여러가지를 말합니다. 한마디로 정리해보자면 돈만 있다면 뭐든지 혼자서 잘 할 수있다는 겁니다. 유학을 처음에 올때 어떤 마음가짐으로 오는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모든 일을 교회에서 도움을 받는다면 그게 어린시절 엄마 손잡고 다니는 일이랑 뭐가 다른지 의문입니다. 알고보면 학교에는 OIE를 비롯하여 여런군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영어가 문제가 되니 그곳으로보터 도움을 얻기가 힘들었지요. 참고로 소셜카드 만드는 것은 교회가 정보를 줄 지언정 일일이 다 도와주기는 힘듭니다. 저는 전화기 같은 경우는 디파짓 내기 싫어서 교회친구를 통해 무료로 개통했습니다. 어쨋든 미국에서는 정말 모든게 다 돈인 것 같습니다. 돈이야 부모님이 부쳐주시니까, 조금의 용기가 있다면 혼자서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처음에는 많이 고생했지만, 하다보니 미국 생활에 어느정도 적응도 되었습니다. 제가 교회에 대해서 좀 부정적으로 말씀을 드린것 같은데 제가 생각할때 한국인 커뮤니티는 정말 교회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도움을 줄 수 도 있고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여러 정보도 얻을 수 있는 곳이니 잘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그나저나 수련회는 한 번 갔다왔는데 외들그리 서럽게 울고 소리를 지르는 지는 도통 알수가 없었습니다. 가만히 있으니 목사님이 뒤에서 등을 탕탕치면서 외쳐 외쳐! 그러길래 그냥 그날밤으로 도망나왔습니다.

친구사귀기:
  유학생활에 무슨 친구가 있냐고 정리하고 싶습니다. 한국인 친구를 먼저 말하자면 평소에는 연락도 안하던 사람들이 시험때만 되면 친한 친구가 되는게 좀 껄끄러워서 그 무리에서 빠져나오니 정말 연락되는 사람은 얼마 안 되더군요. 그래서 마음 맞는 두세명 정도 빼고는 거의 연락 두절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교회는 이 부분에서는 큰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유학생활에 처음 만나는 사람들끼리 무슨 공통점이 있다고 친해지겠습니까? 교회를 가면 많은 사람이 있고 서로 찬송가도 부르고 기도도 하다보면 서로를 마주보는 시간도 늘어나고 서로를 좀 더 알아가는 시간도 생기게 되어서 굉장히 좋은 것 같습니다. 다만 저는 교회가 싫어서 안가게 되다보니 그나마도 금방 멀어지더군요. 어쨋든 유학생활에 있어서 외로움이란 큰 부분을 차지 합니다. 우울증에 시달리고 싶지 않으시다면 따뜻한 교회로 나가십시요.
  외국인 친구를 말하자면 도대체 외국인과 사귈때도 왜 크리스챤이어야만 하냐 이거죠. IFI란 곳을 나갔는데 도통 중국인이 너무 많은 겁니다. MOSAIC이란 곳도 한번 나가봤습니다. 죄다 중국인이었습니다. International은 거의 중국인이 차지하나 봅니다. 크리스챤들은 정말 친절합니다. 근데 저는 크리스챤이 아니었기에 정말 대화가 껄끄러웠습니다. 죄다 삶이 하나님이 기준이다 보니 저처럼 현실주의적인 사람은 답답할 따름이었죠. 그래서 실제로 English conversation partner를 통해서 크리스챤이지만 술도 마시고 진탕 노는 미국인 노는 곳에 한 번 가 보았습니다. 티비를 둘러싸고 앉아 맥주를 마시며 농담따먹기를 즐기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모든 미국인 사이에 저혼자 달랑 아시아인이 끼니 이상한 분위기가 흐르더군요. 제가 만약 영어라도 잘했더라면 그들과 잘 어울렸겠지만 혼자 꿀먹은 벙어리 처럼 있다보니 오히로 제 파트너가 뻘쭘해 하는 것 같았습니다. 말하자는 것은 미국인과 친구가 되려면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못하는 영어도 좀 해보고 무진장 튀는 것처럼 액션도 하고 그들에게 관심이 필요하다는 신호를 보내야만 한다는 겁니다. 전 어쨋든 그게 안되서 제 파트너와도 점점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어차피 학교공부에 정신 없어서 그나마도 그냥 스스로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편입온후 1년안에 이 모든걸 느끼고 나니 친구는 일찌감치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같은과에 공부하는 외국인 친구 하나 만들껄 하는 후회가 드는군요.

미국에 와서 잃은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얻은 것이 많고 배운것도 많습니다. 다만 한국인에 관해 눈쌀을 찌푸리게 하는 일들이 너무나도 많았기에 그게 좀 실망스러웠을 뿐입니다. 이 긴글 읽을 사람은 없을 거라고 보지만, 친구도 없고 혼자 넋두리 하는 생각으로 열심히 타자를 쳤습니다. 마지막으로 유학 처음 오시는 분들은 나름의 계획을 잘 짜셔서 생활 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