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한카


전국시대 위나라 왕이 자신의 스승인 이극에게 물었다.

“선생이 저를 가르쳐 주시기를 ‘집안이 힘들고 가난하면 현명한 부인이 절실하게 생각나고, 나라가 혼란하면 어진 재상이 그립다’라고 하셨습니다. 지금 제가 훌륭한 인재를 등용하고자 하는데 어떤 사람이 정말 훌륭한 인재인지 가르쳐 주십시오.”

위나라 왕의 질문에 이극은 인재를 평가하는 기준을 다음과 같은 5가지로 대답하였다.

우선 평가하려는 사람이 말단에 있을 때 윗사람 중 누구와 친한지 살펴보라! 지위가 낮은 사람은 자신이 모시고 따를 상사를 찾기 마련이다.

적임자 천거는 조직을 위한 길

김 대리와 신입 사원 이눈치는 과연 어느 줄에 서야 자신이 조직에서 살아남을 것인가를 늘 고민하는 사람들이다. 실세는 누구인지, 나를 끌어 줄 능력 있는 사람은 누구인지를 가장 궁금해 하고 어떻게 하든 핵심적인 상사 아래 줄을 서려고 한다. 이런 하급 직원은 훌륭한 인재가 될 수 없다.

자신의 출세를 보장해 줄 힘 있는 사람과 친해지려고 눈치만 보는 사람은 조직에 꼭 필요한 사람이 아니다. 그가 따르는 상관이 어떤 사람인가 하는 것이 결국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를 판별하는 중요한 판단 기준이라는 것이다. 실력 있고, 소신 있고, 배울 것 있는 상관을 찾고 모시려는 사람은 확실히 인재가 될 자격이 있다.

둘째로 그 사람의 지위가 높아졌을 때 그 사람이 누구를 윗사람에게 천거하는지 살펴보라! 지위가 높은 사람이 자신보다 능력이 출중한 사람을 윗사람에게 천거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자신의 자리가 위협을 당할까 전전긍긍하기 때문이다.

전국시대 철학자인 순자는 ‘군주 곁에 질투하는 신하가 있으면 유능한 인재가 모여들지 않고, 친구 곁에 질투하는 친구가 있으면 훌륭한 친구를 사귈 수 없다’라는 말을 하였다.

유능한 인재를 발굴하여 윗사람에게 천거하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조직을 위하는 관리자의 자세다. 자신의 말에 무조건 복종하고 비위를 맞추는 무능한 사람만 등용하는 사람에 대한 경고다.

셋째로 그 사람이 가난할 때 어떤 것을 취하지 않는지 살펴보라! 훌륭한 인재는 아무리 가난해도 취하지 않는 것이 있다.

자신의 소신을 태산처럼 여기기 때문에 명분 없는 돈과 물질은 취하지 않는다. 어려운 형편에 처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물질의 유혹에 넘어가기 마련이다.

물질의 유혹에 쉽게 넘어가는 사람은 조직에서 큰 그릇의 지도자로 성장할 자격이 없다. 돈 앞에 당당한 사람을 대장부라 했다. 어려운 상황에서 돈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인재다.

넷째로 부자가 되었을 때 그 사람이 누구와 함께하는지 살펴보라! 후한을 세운 광무제가 그의 신하 송홍에게 지위가 높아졌으니 부인을 버리고 자신의 누이인 호양공주를 새로운 부인으로 맞이하는 것이 어떠냐고 권유했다.

강직했던 신하 송홍은 황제의 권유에 이렇게 대답했다. “힘들고 가난할 때 사귀었던 친구는 부자가 되었다고 잊어서는 안 되고, 고생과 어려움을 같이 했던 아내는 부자가 되었다고 친정으로 돌려보내서는 안 됩니다.” ‘조강지처(糟糠之妻)’란 고사가 나온 배경이다.

어려울 때 함께했던 부인과 친구를 부자가 되었다고 바꾼다면 훌륭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부자가 되어 지난 시절 자신과 함께 고생했던 사람들을 잊어버린 사람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이야기다.

의리·신념 굳게 지켜야

다섯째로 궁지에 몰렸을 때 그 사람이 어떤 일을 안 하는지 살펴보라! 사람들은 궁지에 몰리면 대부분 어떤 일이든 한다. 평소에 그렇게 깍듯이 모시던 상관을 비난하기도 하고, 자신의 안위를 위하여 조직의 비밀을 서슴지 않고 누설하기도 한다.

정말 자신이 위기에 처하더라도 사람으로서 차마 하지 말아야 할 일은 안 하는 때가 있는 법이다. 목숨을 걸고 의리와 신념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이 인재라 할 수 있다.

인생을 살다 보면 다양한 처지에 처하게 된다. 말단 사원에서 임원이 되기도 하고, 가난했다가 부자가 되기도 하고, 어려운 처지에 처해서 급박한 상황을 맞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어떤 상황이 되든 그 상황을 정말 당당하게 맞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당당함을 가진 사람이 진정한 인재라 할 수 있다.


출처 : 박재희(민족문화콘텐츠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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