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한카


 

  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으리라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되리라

  슬픈 이 세상은 환희를 빌려야 하지만

  고통은 그 스스로도 충분하다

  노래하라, 언덕들이 화답하리라

  탄식하라, 허공으로 흩어지리라

  메아리는 즐거운 소리에 울려 퍼지지만

  근심스런 소리에 사라져 버린다

 

 - 엘라 휠러 윌콕스, ‘천국으로 가는 시중에서

 

  일본 교토(京都) 우니티카 중앙병원의 기마타 하지메 박사팀은 남녀 알레르기 환자 26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각각 찰리 채플린의 희극 영화 모던 타임즈와 일반 비디오를 보여준 뒤 이들의 상태를 관찰했습니다.

  조사에 앞서 알레르기를 가진 이들 환자에게 알레르기 유발물질을 주사했으며 90여 분간 비디오를 시청한 뒤 피부상태에 대해 검사를 했습니다. 조사 결과 채플린 영화를 본 환자들은 알레르기로 인한 피부 태흔(苔痕)이 줄어든 데 반해, 일반 비디오를 시청한 환자들에게서는 아무런 변화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웃음요법 치료사들은 한 번 웃을 때의 운동효과는 에어로빅 5분과 맞먹는다고 말합니다. 웃음은 병균을 막는 항체인 인터페론 감마의 분비를 증가시켜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을 키워주며 세포 조직의 증식에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웃을 때 분비되는 엔도르핀이나 엔케팔린 등의 물질이 심신의 건강을 되찾게 해준다는 사실은 이젠 모르는 사람이 드물 정도이지요.

 

  옛날 황제와 왕들은 궁중의 전속 어릿광대들에게 많은 자문을 구하곤 했답니다. 지금이야 그저 TV나 서커스단에서나 볼 수 있는 눈요기거리로 전락했지만, 당시에는 왕의 사랑과 총애를 받아 왕실의 요직을 차지하는 광대들도 많았습니다.

 

  헌데 어릿광대의 얼굴을 자세히 살펴보면, 눈 주위에 약간의 비애가 자리하고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때론 그들의 웃음이 속 깊은 슬픔의 외침으로 들리는 것은 나만의 오해일까요?

  어쩌면 웃음과 눈물은 우리의 내면 깊은 곳 한 우물에서 솟구쳐 나오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컷 울고 나면 쉽게 웃음이 터져 나오고, 실컷 웃다 보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오는 경우가 있으니 말입니다.

 

  나는 웃음이야말로 슬픔 건너편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웃을 일이 별로 없는 세상이라지만, 꼬부랑 할머니 사라에게 늦동이 이삭을 선사하심으로 그녀를 웃음짓게 하신 하나님의 은총이야말로 진짜 배꼽 잡을 웃음거리이니까요.

 

  우리가 가야 할 길은 크게 웃고, 또 웃음을 돋우는 길이어야 합니다. 그 길은 십자가를 지신 내 님처럼, 거룩한 바보가 되는 길입니다. 고뇌를 노래로, 슬픔을 기쁨으로, 눈물을 웃음으로, 그리고 절망을 희망으로 만드는 광대의 길이 세상의 구원을 가능케 하는 길일 테니까요.

 

  • 지나다 2010.09.08 16:42

    좋은 글 감사합니다. 어느 교회 목사님 맞지요? 사실 저는 교회에 다니지 않지만 앞으로 나간다면 목사님 교회에 나가보고 싶은 마음이 드네요....

  • 오솔길 2010.09.15 10:37

    감사합니다.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 ^